절주일기였던 것

절주(를 할 생각이 없는 )일기

알콜성치매 2022. 9. 28. 14:51

최근 5일간 하루도 술을 먹지 않은 날이 없다. 
금요일부터는 생각이 나서 5일인데, 그거보다 더 오랫동안 안쉬었을 수도 있다. 
금요일 집들이, 토요일 산행 및 가족여행, 일요일 시장에서 혼술, 
월요일 여자친구랑 폭음, 화요일 출장 뒷풀이..
그 중에 가장 충격적인 화요일 출장 뒷풀이에 대해서 써보겠다.

이 날 술자리는 마곡역에서 발산역에 걸쳐 이뤄졌으므로,

마곡에서 술을 먹고싶은 사람은 참고하는 것도 좋겠다. 

뜬금없는 충주로의 출장.
출장을 마치고 서울까지 4시간이 넘는 운전.
도착하기 전부터 술먹고 있으니 너만 오면 된다고 빨리 오라는 회사 아저씨들의 연락..
출장멤버는 다른 팀 아저씨들이었는데, 그분들과의 의리를 저버릴 수 없어서 일단은 출장멤버와 저녁을 먹으러갔다.

이것이 1차, 보숭회관(순대국)이었다. 
멤버 4명중 차때문에 술을 못먹는 2명 제외.
그렇게 시작된 아저씨 1명과의 술배틀..
사실 술배틀은 아니고 각 1병 깔끔하게 먹고 헤어졌다. 

팀 아저씨들한테 전화를 해보니, 무슨 야외 펍에서 먹고있다고 빨리 오라고 한다..
이것이 2차, 브릭스펍(아저씨들의 4차)..
브릭스 펍에서는 호가든 생맥 2잔을 안주 없이 때려부었다.
나의 2차는 아저씨들의 4차였다.
아저씨들은 이미 3차를 한것..
대단한 사람들이다. 
평소같으면 당구나 한판치면서 맥주한캔씩 먹고 집에 가는데, 어제는 아저씨들이 신이 낫었다. 

그렇게 시작된 3차(아저씨들의 5차). 
원래는 감자탕을 먹으러 가기로 했었는데, 감자탕집이 닫아서 코끼리라는 술집에 갔다. 
코끼리는 왜 코끼리인지 모르겠지만 와인이랑 맥주를 파는 가게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합, 코끼리와 아저씨들..
레드와인 적당한거랑 멜론프로슈토를 시켰다. 
아저씨들한테 설명만 5분 한 거 같다.
아저씨들이 너 덕분에 이런 것도 먹어본다며 좋아했다. 
아저씨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주는게 내 인기의 비결이랄까..

여기서 끝이 아니다. 
4차를 향해 달린다(아저씨들의 6차). 
못먹은 감자탕이 아쉬웠는지, 근처에 비슷한거 없냐고 물어봐서 접짝집으로 갔다. 
전부터 먹어보고 싶었는데, 어제도 못먹었다(닫음). 
그래서 생각해낸 대체재는 조개깡패 연구소.
여긴 진짜 푸짐한 것 같다. 
혹시 뭔가 푸짐한 기분을 느끼고 싶다면 이 곳이 그 곳이다.  

끝난 줄 알았다면 잘못 생각했다. 
5차도 있다.
뭔가 많이 마시고 집에 도착했는데, 너무 안취한 느낌.
집에있는 캔맥주를 깠다. 
두모금 먹고 쇼파에 누워서 웹툰을 보기 시작했다.
그 상태로 4시까지 쇼파에서 잤다.
아침에 남은 맥주를 싱크대에 따라버리면서 까불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